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Aug 21. 2020

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미륵산 가는길에서)

- 가을을 말하려 하는가

미륵봉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미륵산 가는길에서)

- 가을을 말하려 하는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
가을을 말하려 함인가

가을이
왔다고 말하지 말자


여름이
떨어졌다고도 말하지 말자

늦더위 여름에
지친 몸과 마음이
그곳에 의지하더라도

예고된 가을이
왔다고도 말하지 말자

아직도 나의 가을은
지난여름에
네 곁에서 숨 쉬고 있다

아직도 너의 여름은
다가올

가을 들녘에 풀어헤쳐진

브레한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목을 축이는
작은 옹달샘을 만들었다

떨어진 낙엽한장 주워 들었다고
이 여름이
가고 있다고 말하지 말자

너의 여름은
저물지는 몰라도

나의 여름은
아직도
여름꽃이 지지 않았기에

그저 잠시 쉬어가는
떨어진 낙엽 한장의

마음이 되어가더라

생태계

2020.8.21 미륵산 가는 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갈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