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미륵산 가는길에서)

- 가을을 말하려 하는가

by 갈대의 철학
미륵봉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미륵산 가는길에서)

- 가을을 말하려 하는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 한 장 주웠을 뿐인데
가을을 말하려 함인가

가을이
왔다고 말하지 말자


여름이
떨어졌다고도 말하지 말자

늦더위 여름에
지친 몸과 마음이
그곳에 의지하더라도

예고된 가을이
왔다고도 말하지 말자

아직도 나의 가을은
지난여름에
네 곁에서 숨 쉬고 있다

아직도 너의 여름은
다가올

가을 들녘에 풀어헤쳐진

널브레한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목을 축이는
작은 옹달샘을 만들었다

떨어진 낙엽한장 주워 들었다고
이 여름이
가고 있다고 말하지 말자

너의 여름은
저물지는 몰라도

나의 여름은
아직도
여름꽃이 지지 않았기에

그저 잠시 쉬어가는
떨어진 낙엽 한장의

마음이 되어가더라

생태계

2020.8.21 미륵산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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