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둘레길 굽이돌아 돌아서 가면

- 하늘의 마음

by 갈대의 철학

치악산 둘레길 굽이돌아 돌아서 가면
- 하늘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계절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꽃들의 마음도
새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제자리 되어간다

치악산 가는 길에
잠시 발길을 돌려

오늘따라
바람 한 점 들지않는
치악산 둘레길에
메인 몸이 되기로 했다

이 깊은 산야에
내가 있을
숨을 곳이 어디인가 싶어

가도 가도 끝없다 하는 길에
태종의 높은 보은도
굽이 살피지 못하였으니

운곡의 굳은 마음도
저 하늘 흘러가는
뜬 구름과 같더라

큰 산은 큰 마음을 품고
큰 계곡에 이르러
큰 물줄기 따라 바다에 이르러니
넓은 혜안을 가르치고

작은 산은 작은 의지로
큰 뜻을 품으러 하고
봉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어찌
참새의 날갯짓에 따르라 하리오

하늘 아래 두 손 합장하노니
부디
이 미천한 태생의
갈길을 헤아려 주옵시고

바람 따라 떠나 온 길에 물어
이 길이 곧
내가 앞으로 짊어지고
지나가야 할 길이 될 거라
되물어 주시옵소서

관음사
치마바우
운곡 원천석 묘역

2020.8.28 치악산 둘레길 1코스 가는길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