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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2. 2020

봉선화 마음

- 봉숭아 꽃에 물들어가는 사랑

봉선화 마음
- 봉숭아 꽃에 물들어가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봉선화 꽃 물들이며
마주 보며 웃다
물들어 간 사랑

옆모습 얼굴 살포시 가린
작은 손 끝에
피어난 사랑
추억에 떠오른 한 사람

그대
새끼손가락  꼭 꼭 걸며
핑크색으로 물들인

사랑의 맹세를
다짐했던 그 사람이
그대였나요

그대
엄지 손가락 엄지 척하며
파란색으로 물들인

우정의 맹세를
약속했던 그 사람이
진정 그대였나요

검지 손가락 
물들여 가기 전에
나를 붙잡으려 
건넨 손 뻗어오면

그대는 진정
그때의 마음에
봉숭아 물이
하얗게 물들여 가길 바랬었나요

저녁노을 빛에 그을려
물들여진 사랑만이
그 마음 이기를
진정으로 바랬었나요

나는 아직도
그대 사랑을 몰라요

그대의
순수함을 논하는 나는
자연적인 사랑이 아닌

봉선화 꽃 피어나기 전에
봉숭아 꽃 몽우리 터질듯이
타들어가며 물들여 가는

그러한 사랑은
다시는 하지 않을 거예요


2020.9.2 치악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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