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히는 날에

- 사랑의 이중주

by 갈대의 철학

안개 걷히는 날에
- 사랑의 이중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안개가 걷히는 날엔
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감추듯 보여줄 듯이 하지만

안개가 걷히기 전 가졌던 마음은
금세 아침 햇살에 녹아
사라지리라고는
그대는 몰랐다

그 마음이 있어
행복한 나날들

그 마음이 있어
슬퍼했던 나날들

모두가 잊히며 지난
순간의 마음이 되어가더라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듯 하지만
이별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안갯속에 떠오르는
보이지 않는 사랑은 볼 수가 없고

안개 걷힐 때
그동안 감춰둔
다른 사랑이 보이더라

인내의 순간은
소리 없이 다가오는 안개처럼
순간의 마음에 미덕이 되어가더라

안개가
매 순간의 위기를 견디어 줄 때
견뎌내었던 마음

그 마음이
죄를 짓지 아니하게 하니
모든 것을 용서하고
모든 것을 사랑하고
모든 것에 이별을 염두해 두니

안갯속에 머무는 마음도
순간의 마음이며
순간의 인내가 되어가더이다

2020.9.10 치악산 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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