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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6. 2020

가을을 닮은 사람

- 가을을 추억하는 사랑

가을을 닮은 사람

- 가을을 추억하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그대의 가을은 왜

기다림의 계절이어야 할까


그대의 가을은 왜

쓸쓸해야 하지


그대의 가을은 왜

고독과 함께 해야 하는 거야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이유 없이 서글퍼져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어

네 눈물

훔친 바람이 미워서


씁쓸히 지는

떨어지는

낙엽  한 장의 의미에


너를 떠난

가련한 비련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그러나

가을 찬바람에

겨울바람 인양

옷깃을 여미는 그대


이 가을이

늦게 가야만 하는 사연을

들춰내지 말자


어차피

네 발길은 앞서가고

내 마음은 뒤에 남았다


가을은 가을다워야

슬픔을

이야기할 수 있다지만


가을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마음을

당연시하는 너는


나는 그래도

그대의 가을을 닮은

남자이고 싶다


너는 내게

가을을

추억하게 하는 여지이니까


다가올 만추가

그리워지기 전에


가을을

닮은 사람을 찾아 나서는

그대의 가을은 어디까지 인가


이 마지막 사랑이 될

가을을 추억하는 사랑을

또다시

찾아 나서는 그대는


흰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고

눈 내린

광활한 벌판에 뛰어다니는


하얀 이빨을 감추고

야성의 본능으로 떠나는

한 마리 고독한 흰 늑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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