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털기

- 겨울맞이

by 갈대의 철학

가을 털기

- 겨울맞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은

나의 가을은


시작부터 부산스럽고

요란스러우며

요괴스러웠다


엊그제

지나온 마음을

금세 변해버린

네 마음이라고 할까


가을은

그대의 가을은

끝에서부터

다시 시작이 된다


지나온 마음 따라

변해버린

내 마음이 앞서서 일까 봐서


그래서 너의 가을은

한시도 되돌아볼

나이가 되지 못하고


저 멀리 손 뻗으면

금세 토라져

외면했었던 현실


나의 가을은

가을은

이미 가을이 아니다


솔직히 오색으로 물든

단풍의 마음이길

더 원했었는지 모른다


햇빛에 그을리면

네 모습은

금세 안녕하였지


안개에 휩싸일 때에는

네 모습은

잠시 잊힐라치면

바람이 네 모습을 훔쳐간다


그러다 잠시 후

형형색색

네 얼굴 떠오를라치면


구름이 하늘을 가려

슬퍼하려는 너를

더욱 미간을 쓰고

슬퍼하려 한다


가을은

그대의 가을은

너와 나의 가을은

겨울맞이 가을이 된다


이미 계절 탓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저 멀리 산등성이에

한 자락의

학의 모양새를 펴 보이며

비상하려는

네 모습을 찾았다


그곳까지 가려면

20십 리는 족히 가야 한다


그럴 때마다 만추에

타들어가는 속내는


더 이상

붉어지려 하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더욱

붉게 취하려는 마음은 아니다


점점 내 곁에 다가설수록

멀어지는 그대는

만추 되어 쉽게 부서지고


밟으면 바스락 소리 내며

처절하게 아파해야 하는

너를 더 이상

바라볼 수가 없게 한다


잠시 여운이 남을라치면

혹시나 하는 기대에

네 모습 보일세라


금세 달려가

두 팔 활짝 벌려 너를 반기면


긴 포옹에 지루한

전쟁과도 같은 끝을 맺어

기나긴 터널 속에서

한 자락에 피어날 빛를 말하련다


2020.10.29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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