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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1. 2020

치악산에 달 떠오르면

- 님 마중하려 떠나온 달

치악산에 달 떠오르면
- 님 마중하려 떠나온 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달은

우리 엄니

떡시루에 시루떡 쪄서

자식 잘돼라

산신 할미께 불공드린 달


"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신령께 비나이다

우리 새끼 고운 새끼
개꾸한테
따라가지 말라 하네

비나이다 비나이다
내 머리맡에
두고 가신 님아

마음의 창살에 갇힌  
저 달이 야속해도

내 마음이 아니었기를
네 진심이 되지 않기를
비나이다 "


치악산  향로봉에 떠오른 달은

님 계신 고둔치 고갯마루에

우리님 고운 님

날 반기려 넘나들어 비추는 달


" 산등성이에 달이 걸렸네
달이 단풍잎에 물들었네


내님에 걸린 달빛에
수줍던 네 마음 달빛에 물드네

이 밤이 깊어가거든
내 마음 만추에 걸린 달이


님 밤길 나서는 길에
재 너머 오는 길이
어설프지 않게 비춰다오 "


치악산 남대봉에 떠오른 달은

동지섣달  팥죽  한 사발에

큰 새알 작은 새알 두둥실 떠가는

새해맞이 님 마중하려 떠나 온달


" 달아 달아 고운 달아
달아 달아 둥근 달아

달이 넘어가는 길은
님 배웅 해주는 달

달이 넘어오는 길은
님 마중 해주는 달

달이 둥글면
내 마음도 둥글고

달이 반달이면
내 마음도 반달이 되네

새벽이 오기전에
달은 지치지도 않고

아침 햇살 비추어도
태양은 달을 감추지 못하리 "


2020.10.30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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