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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14. 2020

폭풍우 치는 그리움

- 그리운 고향

폭풍우 치는 그리움             

- 그리운 고향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다시 출발이다

오래 간만에 버스 여정길에 올라

그리운 고향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가득 품고서  


예전 같은 열정은 없어도

아직도 식지 않은 사랑이

남아 있어서인가


늦게  간들 어떠하랴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반가이 맞아주는 이 있으니 말일세


가다 서다 반복하면 어떠하랴

인생이 마치

지남철처럼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야 없지만은

잠시 정거할 수 있지 않으냐 말일세


너와 내가 만나는  

만남의 장소가 늘 그랬듯이


저번처럼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지도 말며

도착하거늘 그때 나와도

우리 인생은  

아직 늦지 않으니 말일세


버스는 갈 곳 잃은

어린 사슴 마냥

첫사랑의 설렘에  떠난다며


기차는 우리 고운님의 목소리

바다 물결에 실어 보내려

기적소리에 젖어들며  떠난다며


사랑과 미움에 교차의 희비로

얼룩진  내 그리운 바다여


먼발치  그리운  님 떠난

그 백사장 선착장 어딘가  

그 옆에 갈매기가 노닐던

기억 모를 찻집에선  


아직도 폭풍우 치는

그날의 아련한

기억의  영상이 아스라이  

스쳐 지나간다


그날 폭풍우 속에서도

떠나야만 한다는 내님의 눈물이

비 되어 바다를 더욱 젖셔 울었지


그래도 그날 밤에

우리의 사랑에 꽃의 열매는

맺을 수는 없어도


언제나 그 빈자리에

너만의 돌아올 기약 없는

공간을 미련 없이

바보처럼 만들어 놓았었

 

또다시 폭풍우 치는   

그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며 말이지



2013.12.8 제왕산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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