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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25. 2020

눈이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간다(11)

- 산 길모퉁이 돌아서 가면

2020.12.24 향로봉에서


눈이 내리는 날에는 나는 치악산으로 간다(11)

- 길모퉁이 돌아서 가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산 마을 길 모퉁이

돌아서 가면


정든 옛 보문사길

길 모퉁이

처마 자락에 불어오는

청석탑에 종소리 울려 퍼지면


저 멀리 들려오는

아련한

기적 소리에


그 옛날 

서울 가신 아버지

언제 소식 전해져 올까 


밤샘 빠꾸산 기찻길

뒤안길에 서서

기찻길 선로에 바짝된 귀에

토끼  쫑긋하듯 소식 들려오고


산 마루 보문사 길

언덕  바라본 하늘은

우리 엄니 장날 가서

언제 오시려


뉘엿뉘엿 넘나드

해지는 석양 바라볼 때면 

식을 줄 모르고 노닐던


그 옛날

초저녁 어슴프레 떠오른 달님에

저 달이 미워져

한 숨 쉬어 달래 보네


보문사

2020.12.24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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