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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an 24. 2021

하늘을 바라보면

- 그냥 눈물이 서립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 그냥 눈물이 서립니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을 바라보면

그냥 눈물이 서립니다


고드름 맺히듯

눈물이 시리도록 차가움에 맺혀

떨어지는 마음에 멍울진 마음도

저 하늘에 멍울이 서려옵니다


지나간 세월을 탓하면 무엇하리오

떠나온 세월을 물으면  어떡하리오 

다가올 세월을 되돌린들 

기다림이 있다 하여 그리움인들 무엇하리


나의 화려했던 시절도 갔으매

되돌아올 수 없는 사랑도 떠나갔고

한번 지나간 인생에 그대 골목에 서성거릴 

그림자 하나만 따라다닐 뿐

다가올 인생만 기다리게 하니 이오


그대의 휘영 찬란하게 입었던 갑옷이여

아틀란티스는 어디에 갔는가

그대의 마음은 이미 바다에 잠기었는가


나의 마음은 

과거의 수심에 잠기었으니

그대 마음 떠나 돌아온들

예전에 건져두었던 마음은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태고의 어머니 품속이려니


밤하늘 유성이 지나온 자리 하나에

어느덧

새로운 별자리 하나 반짝이니


태양 없이  떠나온 여행에

곤히 지쳐 쓰러진

마음 하나 둘 곳을 잃은 별자리가

아마도 그대가 떠나온 별자리가 아니기를

진정 바랄 뿐이려니


떠나온 마음 하나

건져볼 심성이라고

미운 정 고운 정 하나 남겨둘 것이라면


애당초 나의 마음은

벌써 이미

붙잡을 수 없는 전라의 상태가 되어가오


그러니 

바람과 같은 그대의 마음에 

쇠불을 당길 여지가 충분치 못 하는 마음

조금이라도 식지 않은 잔정이 떨어지지 않게

더 이상 찬물을 끼얹지는 말아주길 바라오



달래

2021.1.24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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