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

- 포말

by 갈대의 철학

사랑과 이별

- 포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 사람을 알게 된 순간

이별의 예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에

짧지 않은 긴 인연


그 사람을 사랑한 순간

포말이 되어가는 것을 알았습니다


잠시 후


바다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다시 고요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사랑했었던 마음보다

이별한 마음이 더 길었던 까닭에


사랑을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그 깊이의 수렁 속

허우적대면 될수록

늪이 되어가는 것을 알았고


이별한 후에

떠남이 남긴 사랑의 흔적들에

마음의 상처로 치유되는

세월에 보듬어 모난 마음도

누그려져 가는 것도 알았으며


이듬해 따뜻한 봄날에 꽃이 피어나듯

내 마음에도 따뜻한 꽃도 피어날 거라

사랑한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진실 하나로

지금껏 살아왔었는지도 모릅니다



2021.2.10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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