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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0. 2021

덕수궁의 봄

-우리 고궁의 후원을 함께 걸어요

덕수궁의 봄

- 우리 고궁의 후원을 함께 걸어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덕수궁에 봄이 오고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오랑캐꽃 피어나는

계절이 돌아오면은

우리 덕수궁 고궁 원 연못가

그 벤치에서 만나기로 해요


첫 번째 금요일이 오전 12시에

정동 성당의 종소리가 울러 퍼지면

그것으로 우리들 만남의 신호탄으로 해요


만약에 종소리가 울리지 않으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들 다음 신호는

봄비가 내리고  노란 우산을  

그곳에서 쓰고 있는 단 한 사람이 저예요


그러니 너무 염려하지 말아요

기다림에 지쳐서 쓰러지지 않는 한

사랑의 범주에서

그리움을 말하고 싶어요


그래도

우리가 만나지 못하면

마지막  봄날꽃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덕수궁  연못가에

수북이 꽃비가 내리고 쌓여갈 때

꽃비인지 봄비인지 알 수 없는

그 길을 걸어가지 말아요


아마도 눈물과 범벅이 된 그대가

그곳에 마냥 서있다고 생각하면 

기다리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바람은 아마도 거짓일  거예요



2021.3.10 봄이오는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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