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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7. 2021

봄비는 맞아도 아프지 않아

- 네 마음이 더 슬프고 아프니까

봄비는 맞아도 아프지 않아

- 네 마음이 더 슬프고 아프니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성난 파도가 밀려와

내 붉은 빰을

더욱 세차게 때려달라 합니다


그래도 내 두 눈엔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난 참

마음이 메마르고

감정이 없는

뱀 같은 동물인가 봅니다


그래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음 한  두 개 정도에

흔들리는 이유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봄비 내릴 때

생각나며 잊힌 그 얼굴

세월이 참 많이도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때는 너무 불타올라

감성이 이성을

통제하고 지배하던 때였으니까요


지금은 어느덧  

세월의 중턱을

넘나드는 아리랑 고개의

마음이 되어가다 보니


저절로 냉장고에

까맣게 잊고 먹다 남은

막걸리 한잔에

스르르 눈물을 머금습니다


이럴 때 내리는 마음에

봄비를 맞아도

아프지도 않은 것은


그대 꿈꾸는 품속이

늘 그리움이 베어나고

사랑이 진자리에는

어김없이 봄비가 내려


지난 마음 보듬듯이

어느새 새싹이 지고 피어

아픔 마음 달래듯이

내 마음에도 새살이 돋아납니다


2021.4.3 봄비 내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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