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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04. 2021

그때를 추억하세요

- 인생길 걸어갈 때라면

그때를 추억하세요

- 인생길 걸어갈 때라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가 가장 슬퍼했을 때에


하늘을 올려다 보고


땅을 내려다볼 수가 없는  


용기가 되거든



차라리 비가


내리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되어가게 해 줘요



함께 같이 울어도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만나면 그대가 눈치채어도


그냥 그렇게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대해주세요



저 하늘 끝에 서서


떠도는 것이 구름이라면


그대 마음에 떠다니는 마음도


구름 머물 곳이 아니길 바라요



만약에 그대가 원하면


그곳이련가 하면



사랑도 떠나고


아픔이 가슴에 멍이 들어도


이룰 수 없는 진실 하나로


살아가야만 하는 냉가슴 앓이가



곧 내 마음이라는 것을


그대는 모르실 거예요



하루살이처럼 살다가 가는


인생길이 아니라면


파리처럼 윙윙거리며


기생충처럼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면



목숨에 숨이 헐떡거리며


숨 쉬는 것만이


진정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살아가다 보면


가장 기뻐하였을 때를


기억하세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그 마음은 떠돌다 우연히 만난


구름이 될 거예요



그 마음은 흘러 떠나 온


강줄기가 하나가 둘이 모여


하나가 되어가는


두물머리가 하나 되듯이


그런 게 인생길이라고 해주세요



그대가 눈물 흘렀을 때에


가장 행복했을 때를


추억하고 싶어요



그래야만


그날에 둘만의 사랑이


질투를 하지 않을 테니까요



마치


겨울비 내리는 설원에 써 내려간


사랑한다는 글자에


또다시 눈이 쌓이고 덮여가더라도



호수 위 물보라에 쓰인


사랑이라는 글자가 무색할 정도로


다시 쓰고 다시 쓰고 지우지 않아도


사랑은 그렇게 영원한 것이 아니라고


목놓아 불러주세요



그리하면



그대가 그토록 기다리던


어느 따뜻한 봄날이 다가오면


당신을 위해 쓰고 지웠던 마음도


모두 해동이 되어



한 줄기 따뜻한 그대 눈물 되어


녹아내려  제 마음에  젖셔 올 테니까요



아니 돼요 안돼요 가지 마요



그런 말은


떠날 때 하는 말


그대 진정 떠난다면


능소화 꽃이 비에 떨어져


모난 꽃은 되지는 말아 주세요



그대 내 마음이 될 터이면


그대가 목놓아 울고 싶을 때에는


부모님 떠나갈 때가


그대 사랑에 그토록 울부짖어


울어 지쳐 쓰러져 가는 날이 될 테니까요


다알리아
접시꽃
천사의 나팔 엔젤트럼펫
능소화
폐역 반곡역
꽃밭머리

2021.7.3 시골 & 반곡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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