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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5. 2021

거울을 닦는 남자

- 먼지를 터는 남자

치악 금대  계곡

거울을 닦는 남자

- 먼지를 터는 남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는 나는

매일매일 거울을 닦


그리고  나는

매일매일 거울의 먼지를 닦


얼굴에 가 묻었네


다시

다른 거울을 본다 


아니

아까 보다 

더 많이  묻었네


다시

다른 거울을 바라본다


내 얼굴 왜 이렇지


세수를 하고

다시 거울을 바라본다


그래도 똑같은 자리

똑같은 굴이


혹시나 행여나 마음

정면 아닌 옆으로 서서

다시 바라본다


알고 보니

거울에 먼지가

깨알 같이 묻어있었구나


그래서 다시

거울을


이번에도 여전히

똑같


오랜 세월의 퇴적된 때인

가는 시간에 쫓겨 닦을 수 없는

먼지와 같은 존재였던가


아니다

마음의 때

마음의 먼지가

수북한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다


반복을 여러 차례 하는 동안

닦아도 닦아도

똑 같이 묻은 얼굴


이번에 세수를 하고

다시 거울을 바라본

여전히 똑같다


깨끗한 걸레로  

거울을 다시 닦는 


아~

그거였구나


늘 곁에 있을 때는 

정말 몰랐어


이것으로 이곳저곳

안 닦은 데가 없었으니까


금대 계곡
과꽃
능소화
400년 수령 느티나무
참깨

2021.7.10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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