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新村)과 노촌(老村)-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 야촌(野村)과 해촌(海村)

by 갈대의 철학


신촌(新村)과 노촌(老村)

- 산촌(山村)과 강촌(江村)

- 야촌(野村)과 해촌(海村)


시. 갈대의 철학



신촌(新村)에 살면


새로운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의

피가 들끓어

흡혈귀들이 좋아하 오리이까

노촌에 사는 사람들에게

신성한 피를 수혈할 수 있으오리이


노촌(老村)에 살면


오래된 사람과

늙은 사람들이 살아

무병장수하여

장수마을이라 부르오리

아니면 애들을 낳지 않아

자식들이 오지 않으오리이

행여 고려장이 두려워

요양원에 보내드릴 오리 이까


농촌(農村)에 살면


농부가 되어

대풍 되어 풍년가 부르고

소풍이 되면 흉년가 부르오리이

가을걷이 끝나고

겨울채비 들이닥치면

곡간의 곡식 저장하여

겨우내 꺼내먹리이


산촌 (山村)에 살면


흙 파먹고

나물 뜯어

황무지 개간하여

곡식 심어

새들 짐승들 먹이 되어주리이까

30년 황무지 개간하여

보다도 돌탑을 쌓이까


강촌(江村)에 살면


강어귀에 돛배 달아

미끼 없는 낚시드리오리이까

세월의 낙을 낚으오리이까

강둑에 올라

멀어가는 그 님

멀리 마중 나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말 못 하는 심정

그대는 어찌 이해하오리까

부모님 상전에

아침 조반에 물김치 올리고

석천 중식에 나박김치 올리고

저녁 석식에 괴기 올리오리이까


야촌(野村)에 살면


야인이 되어

들짐승 날짐승 잡아

길들이고

짐승들 가죽 벗기고

장작불에 불을 그슬러

꼬챙이에 꽂아 꼬치구이 하오리까

아니면 바비큐 하오리까


해촌(海村)에 살면


우리 아들 군대 가기에 몸보신해야 돼

해녀 엄니 쇳소리 숨비소리 감출 세라 바쁘고

바다 깊숙이 심해 잠수하여

소라 멍게 문어 해삼 잡아 뜯어 맥이고

진한 소주 한잔에

밀려오고 밀려나는 파도소리가

해녀의 쇳소리인지

그대의 곡조인지를 헤아리오리까


촌촌촌 촌놈이 사는 곳이라 일컫고 싶소


어느 촌에 살든 살아가든

그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딘들 못살겠소

나는 어디를 가든 괜찮소

나는 어느 곳에 살아도 괜찮소

늘 혼자가 둘이 되어버린 마음이 있잖소


한쪽은 떨어져 있어도

그리운 맘이 한 마음요


다른 쪽은 멀어져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이 두 마음이요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다니는 나는

멋쩍지만

아직도 그대가 내 곁에 있어준 게

고마울 따름이오

치악산 고둔치~향로봉~보문사~국형사 원점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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