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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2. 2021

달력의 한 장을 넘기며

- 인생을 넘긴다

달력의 한 장을 넘기며

- 인생을 넘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책 장을 넘기다

책갈피 속에 우연히 발견한

네 잎 클로버


멈춰버린  마음 하나에

지나온 길에게 물었어


넌,

왜 이리도 빠르게 걸어왔니


응,

난 달력보다  빨리 걷고 싶었어


왜냐하면,

지나온 시간보다 다가올 시간이

내게는 더 소중하니까


~~~~


들켜버린 마음 하나

현재 걸어가는 길에게 물었어


넌,

왜 이리도 늦게 걸어가는 거니


응,

난  달력에 표시해둔

그 날짜가 다른 날짜이기를 원했어


왜냐하면,

매번 지나온 똑같은 마음의

날짜를 기억하기 싫어서 그럴 테니까


~~~


감춰버린 마음 하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길에게

또다시 물었어


넌,

왜 이리도 가다 서다

가다 말다 하는 거니


응,

길을 가다 문득 생각해 보니

이제껏 나는 나의 길을

가지 않았던 거야


타인의 길을 걷고

그 위에서 자진모리장단 추며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지 뭐야


~~~


이제는

달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내 인생

내 삶은


어느 누구를 대신하는 인생이 아닌

어느 누구를 위한 노예가 아닌

어느 누굴 위에서 걸어가고

뛰고, 누워버리고, 쉬어가는

그러한 삶이 되지 않을 거야


너도 나처럼

나도 너처럼

우린 소중한 존재이니까


나는 나니까

너는 너니까


2021.8.1  장대비 내리는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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