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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2. 2021

아이비(Ivy)

- 담쟁이넝쿨

아이비(Ivy)

- 담쟁이넝쿨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초록색 새끼 감아

다락방 타러 올라간

담쟁이넝쿨


긴 겨우내 얽히고 설킨

냄새 없어도

하루가 멀다 한 치악산

눈 덮인 비로봉 산너머에


일찍 자욱한

안갯속 구룡사 목탁소리는

영롱한 아침이슬 영그는

옷자락 풀숲을 헤집는다


사이사이 섶을 지나다

굴곡 길 굽이치는 섬세한 촉수는

과연 깊고 깊은 향연에

젖음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정월 대보름 갈음 타다

짙은 계곡 물소리에


그리움에 목멘

어눌한 하늘자락 연 은하수는

세속이 가져다준  굴레의 번뇌에

한자수 촛불처럼 타오른다


2021.8.26 박경리 문학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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