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들기 전에

- 단풍의 화형식(火刑式)

by 갈대의 철학

단풍이 물들기 전에

- 단풍의 화형식(火刑式)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단풍이 물들기 전에 떠나려 했건만

오히려 단풍의 역습을 맞았다

낙엽은 모두 퇴색되고

떨어진 낙엽은 내 마음에 젖어든

시들다만 떠나간 네 뒷모습에

노을처럼 붉게 타들어가는 화형식이 돼버렸다


신축년 구월 중순이었던가

치악산 성구 종주하였던 때가

올해의 마지막 단풍 나들이될 줄

꿈에도 몰랐었다


지금의 능선에

추풍낙엽 쓰러지듯

쓰러진 전사자들의 꿈은

낙엽에 덮여 가고


핏빛보다 찐한

이미 오랜 세월 퇴적되어 가는

그 누군가의 무덤길을 헤쳐나가게

그대의 옛 자취의 발걸음을

상기하며 오늘도 그 길 따라나선다


치악산 관음사 108 대염주
치악산 관음사

2021.10.25 치악산 곧은재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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