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체

- 겨을의 반란

by 갈대의 철학
영원사 계곡

가을의 정체

- 겨울의 반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떠나가지 않는다

겨울이 코앞인데

자꾸 가을을 뒤에서 밀어 올리지만

떨어지지 않은 가을이 늦잠을 잔다


가끔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와

가을의 이마를 적시고

그래도 시원찮은가 보다


이리저리 흔들어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이내 단잠을 깨워도 도통 어지간한 마음도

겨울잠 채비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미 가을 남자는 떠나고 없다

겨울여자만 기다리고 남는다


이제 가을남자는 떠나야 할 때를

떠나지 못하고 정체되어 소용돌이친다

겨울여자만 남는다

가을을 떠나보내려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남기고 기다리려 하는가


항상 떠난 자리는 마른자리가 되어가고

엊그제만 해도 진자리로 남았었다

가을의 반란은 이미 예고가 되었고

들쑥날쑥한 네 마음에

이미 가을은 네 곁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이들이 가을을 정체시켰다고

아직도 떠나지 못해 남아있는 가을의 정체를

모르면서 하는 말이다


마지막 보류에 대한 최선의 선택이 이어진다


가을을 소유한자의 배려가

흰 겨울의 반란을 꿈꾼다


2021.11.18 치악산 영원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