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편하면 어때요

- 언젠가는 도착할거에요

by 갈대의 철학

조금 불편하면 어때요

- 언젠가는 도착할거에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맛있는 식사가 코 앞에 있네요


내 코 끝의 시샘을 자극하는

그대의 페로몬 향수에 매료되어

얼어붙은 그 자리


오늘은 왠지

맨 뒤에 서서 기다리고 있어도

외롭지도 그렇다고

서먹거리지도 않아요


배고픔에 배가 천둥 치고

도깨비방망이가

뇌리를 스쳐 내리 때려가지만


지금껏 참아온 것에 비한다면야

그래도 저는 참을 수가 있는 것이

배 거죽이 등쌀에 못 이겨

등인지 배인지도 구분이 안될 때가

많았으니까요


그댈 위해 이것보다

위대한 삶을 기다리고

인내하며 그리움을 달래어 온 것은


내 삶을 허락해준 하늘에

마지막 맛을 잊히지 않는

푸른 마음을 간직한 것에

늘 감사와 고마움을 표합니다


내 지난 마음이 성토되어 다져진

오래 퇴적된 땟국물의 거름도

조그마한 텃밭에 화원을

일궈져 옵니


내 마음은 지금도

그대에게 정 떨어지게

미친 듯응석 부리고 싶지만


몸이 더 이상 갈구하지도

또한 바라지 않는 것은


고뇌에 찬 사리는 눈꽃이 되고

소박맞은 서리는 상고대 되어

그대 이슬에 맺혀 온 탓에


아마도 기다림의 끝은

봄을 잉태하여 물씬 피어오를

어느 이듬해 계곡 한 자락에 피어난

그대 마음이 동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2021.12.25 성탄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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