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길
- 고갯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저 산이 부르니 달려가나이다
저 능선 길이 파도 되니
굽이 굽이 길이 뱀 길이 되고
낙타 길이 되어가서
아리랑길 넘어 걸어가야 하나이다
처음 왔던 길이
내 생애 첫발을 내디뎠기에
더 이상의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니리오
마지막 접어들던 그 길은
내가 마지막으로 밟은 길이 아니기에
나는 또다시
그 길을 걸어가야만 할 테니
만약에
다른 이가 길을 가다 물어오면
아직도 갈 채비가 삼십 리가 된다 하여
가다가 잠시 쉬어갈 터이니
그때 그 자리에
그대의 마음이 닿거든
마음의 증표를 하나 남겨 두고
떠나시오
언젠가 못 가본 그 길을
서성이는 마음이 설 테면
그때 나는
서슴없이 이렇게 말하리다
그때 그곳을 지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곳을 잠시 쉬지 않았다면
오늘에 내가 다시
이곳을 찾아오지 못할 사연이
되지 않으리다
2025.2.20. 원주 굽이길 2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