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 묵은 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허물을 벗었다
그 긴 겨울의
묵은 때를 벗어버렸다
꽃도
나무도
사람도...
하늘도
구름도
바다도
대지도...
뱀도
개구리도
곰도...
그 긴 동면의 세계에서 깨어난다
이 세상에 상존하는
모든 의식의 존재와
생과 사를 같이하는 존재와
이념을 달리 한 생각의 관념들
그리고
나의 깊고 깊은 수렁 속 터널에서
깨어난 자아의 의식 속에서도
모두 제 색깔에
제 모양새에
제 색채를 드러내려 한다
만물의 뿌리인 대지의 어머니
만물의 근원인 하늘의 아버지
그들에게서 느끼는
한 자락의 따뜻한 마음에
세상의 봄이 찾아왔다
허물은
벗어버렸을 때가
진정 네 아름다움이다
치악산 비로봉
2022.3.3 장미의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