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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20. 2022

개가 사라졌다

- 소리가 안 들린다

개가 사라졌다

- 소리가 안 들린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시골길은 정다운 길

이길 저길 삐뚤삐뚤

모난 길이 정겨운 길


들쭉날쭉 동네방네

소문 잔치 열리어

무슨 고기 어떤괴기

이구동성 맛있게도 얌냠


요리저리 이리저리

미로 길에 반겨주는 목소리

컹컹컹 짖는 소리는

이웃집 쌍둥이

길 반기어 짓는 소리


으르렁으르렁 

껑껑껑 짓는 소리는

오래간만에 찾아와

사납게 반기는 소리


낑낑낑 대며 한 번 봐달라

이리 껑충 저리 껑충

천방지축 날뛰며 목줄에 달려

숨 넘어가는 소리는

이 그리워

목 놓아 울부짖는 소리


우리 집 강아지 소리는

멍멍멍 펄쩍펄쩍

두발로 묘기 부리듯 서있고

깡충깡충 깡총깡총 콩콩콩


어제는 우리 달래랑

동네 마실 다니는 날


갑순이

을분

분이

을순

......


이름 불러본 개들의 이름과

그리고 못다 부른 이름의 개들과

이름 달려도 불러보지 못한 개들과


이들 개 짖는 소리가 안 들려

저녁 초입이라 저녁을 먹던가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소리가 안 들려


대신하여

개집에 하나둘씩 

장작만이 가득 쌓이네


그토록 오고 가고 간식을 주고

정을 나눴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


이 엄동설한에

그들을 다시는 볼 수가 없는 마음

한량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어라


오리온 별자리

2022.2.19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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