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라졌다
- 소리가 안 들린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시골길은 정다운 길
이길 저길 삐뚤삐뚤
모난 길이 정겨운 길
들쭉날쭉 동네방네
소문 잔치 열리어
무슨 고기 어떤괴기
이구동성 맛있게도 얌냠
요리저리 이리저리
미로 길에 반겨주는 목소리
컹컹컹 짖는 소리는
이웃집 쌍둥이
길 반기어 짓는 소리
으르렁으르렁
껑껑껑 짓는 소리는
오래간만에 찾아와
사납게 반기는 소리
낑낑낑 대며 한 번 봐달라
이리 껑충 저리 껑충
천방지축 날뛰며 목줄에 매달려
숨 넘어가는 소리는
정이 그리워
목 놓아 울부짖는 소리
우리 집 강아지 소리는
멍멍멍 펄쩍펄쩍
두발로 묘기 부리듯 서있고
깡충깡충 깡총깡총 콩콩콩
어제는 우리 달래랑
동네 마실 다니는 날
갑순이
을분이
갑분이
을순이
......
이름 불러본 개들의 이름과
그리고 못다 부른 이름의 개들과
이름 달려도 불러보지 못한 개들과
이들 개 짖는 소리가 안 들려
저녁 초입이라 저녁을 먹던가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소리가 안 들려
대신하여
개집에 하나둘씩
장작만이 가득 쌓이네
그토록 오고 가고 간식을 주고
옛정을 나눴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
이 엄동설한에
그들을 다시는 볼 수가 없는 마음
한량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어라
오리온 별자리2022.2.19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