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 봄에 내리는 눈(雪)은 네 눈물과 만난다

by 갈대의 철학
치악산 비로봉

지난겨울

- 봄에 내리는 눈(雪)은 네 눈물과 만난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알아


겨울 눈을 맞으면

아픈데


봄눈을 맞으면

포근하고 안 아프다


왜 일까

생각해 봤어


지난 혹독하리 만큼

한 겨울에 내린 눈을 맞으며

찬바람과 함께 쌀쌀맞게 떠나간

네 마음이 지나간 뒤에야 맞이하는


봄의 첫눈

첫 마음의 사랑이

다시 찾아왔었다는 것을


너와의 첫 만남에

부드러움의 마음이

아직도 내게

남아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오늘 봄을 맞이하면서

내리는 눈에

내 모든 것을 맡겨보기로 했어


지난 마음이

그리 매서울 수밖에 없었던 날에도

오늘 같이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날이면


따뜻하게 내 볼을

적셔주었던 한 줌의 쌓인 눈이 녹아

희망의 사랑을 꽃피우고


내 마음 언저리

가슴 한편에 응어리진 마음에

가뭄에 단비 내리듯

적셔져 온다는 것을 익히 알았을 때


지난겨울에

내 가슴 적셔준 눈은

내게 있어 봄을 울리는

마지막 교향시와 같다


이별은

겨울 눈처럼

소리 없이 조용히 요란스럽지 않게

냉정하고 차갑게 스며들고


사랑은

삼월에 내리는 눈이 녹아

부산스럽게 겨울을 떨구어야 하는

나의 존재가

너를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이듬해 봄비에 녹아

떠나간 지난날에 뜨거웠던

순간의 사랑했던 마음도

너와의 철없던 사랑을 잊지 못하게 한다


네 따뜻한 그리움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부드럽게 적셔져 온다는 것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창밖에 손을 내밀어

내리는 함박눈에 두 손 하나 가득

넘치도록 받아보지만


내게로 다가온 커다란 네 사랑도

이내 녹아내려 한 줌의 물이 되어

내리는 네 눈물과 만난다


2022.3.18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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