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황련·조선 황련)
- 깽깽이 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깽깽깽 깽깽깽 깽깽깽
개밥 흘린다고 매 맞아
멍멍멍 짖어라 하니 짖는
목놓아 우는 개소리인 줄 알았더라
다시
네 이름을 무엇이라고
불러주더냐 물었더니
깽 깽 깽 깽깽 깽 깽 깽 깽깽
에헤라 디야 에헤라 디야
자진모리 꽹과리 장단에
탈춤 시위인 줄 알겠더라
개미가
네 꿀을 발라 피어났더냐
네 촉수를 빨아 헤어졌더냐
그래도 나는
말똥구리 신세가 아닌
너의 본성을 닮은
개미의 아름다운 자태가
바로 나로 인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오호라
나는야 민들레 홀씨 되어
바람만이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할 거다
나의 줄리엣 줄리엣 들어주오
오 ~나의
엘리오 엘리오 들리나요
나는 그대의
솜털 같은 보금자리를 원해요
너는 민들레 바람의 구름이 되고
나는 질경이 발자국의 질긴 목숨이 되어
우리 깽깽이풀에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우도록 하세
그대와 내가 서로 살갗을 비비며
살아가는 삶의 긴 여정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 달라고도 하자꾸나
그리 아름답고 아리따운
벌과 나비를 거둬들이지 못한 마음이
설령 네 마음 전부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네 삶의 주어진 운명을
탓하지도 그렇다고
미더워하지도 말자꾸나
스스로의 삶이 되어버린 인생길이
이제는 나로 인해
그리 순탄치 않길 바랄 뿐이라네
이른 봄 지나
피어나는 옛 청초함에 묻어난
늘 그대가 간직한
봄의 첫 순정을 바친 그들에게
그대 곁에 머무르는
또 다른 이유가
당신의 씨앗을 위해 나르고
한 올 한 올 실타래 풀어헤쳐
지어서 입은 모시적삼을 기우는 것이
개미 같은 성품을 지닌
내 인생의 삶 전부이기에
공과 허의 만남의 존재로 살아가길
진정으로 서로가 원했기 때문이라오
노루귀꽃
복수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