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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19. 2022

나무와 열매

-  눈물과 해후

나무와 열매

-  눈물과 해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무야 너는 자라서

늘 네 자리가 보금자리 인양

꽃이 피고

꽃이 지는  

한 마음을 지니며 살아왔더구나


그리고

네 진자리에

열매가 맺혀 

다음을 기약하는

인연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


어느 무르익은 열매가

또다시 떨어지고

너의 모습은

다음을 위해  

희생의 배려가 되어왔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아

눈물이 떨어져

메마른 자리에

머물고

남음을

기억하는 것이

네 진자리가 되어가는구나


그리고

겨울에 얼어서 맺힌 눈물이

슬픔에 서린 서리 눈꽃의

서슬 퍼런 찬바람이 처마에 맺힐 때

상고대가 녹아 고드름이 될 터이고


봄에 피어난 네 눈물은

아직은

아지랑이 봄 볕을 그리워하고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

어느 이른 새벽안개에 휩싸인 채

떠나온 한 햇살의

그리움마저

울어 만들어버리게 하였더구나


저 멀리 등천이 떠오르면

별빛에 빛나던

옥 구슬의 맑은 수정체가

안개를 뚫고 나오는

어느 소녀에 기도 눈물이


비로소 네 눈물과 만나는

해후된 나의 본모습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나한羅漢봉인이 열렸음을 

비로소 네 참 눈물에 흘러 맺힌

천상의 마음


우담바라의 눈꽃은 너로 인해

다시 피어나게 되어가더구나 


옥녀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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