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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23. 2022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지 않는다

-  나를 깨우지는 말아주세요

치악산  비로봉 일출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지 않는다

-  나를 깨우지는 말아주세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대의 철학 백서(1) 



소통은,

마찰이 있어도 

상대방의 의견을 소화하는 것일 테고


자존감은,

마찰 없

서로가 만족해야 하는 것일 테요






너의 닭은 어떤 닭이요


새벽을 깨우지 않으면

네 처지가 비상하더이까


해가 중천까지 솟아오르면

동구 밖에 길을  나서게 되더이까


나의 닭은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와도 울지를 않으오


나의 닭은

닭 모가지를 비틀지 않아

새벽을 기다리지도 않으리


사연이 된다는 것은

내가 먼저 그들을 일면 상식하니

저 눈부신 태양을 뒤로한 채 

부지깽이로 대신하여

불을 지피는 까닭이 될 터이고


가마솥 뚜껑으로

쇠죽을 끓이며

일찍이 소의 등짝에 몰려든 파리떼들에

소의 꼬리 채찍에  부딪히며

새벽을 깨우는 까닭이 터이고


그러하기에

닭 모가지를 내가 먼저 비틀지 않는 것이

새벽이 그리 달갑게 

나를 반길 기세도 아닐뿐더러


닭이 청승맞게

울어야 할 기운이 더 이상

남아 있지를 않기 위함이더이다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

나를 기억하는 것은

비가 내리기 전의 마음이 될 터이고


오늘처럼 비에 젖어보는 것은

그대를 기억하는 저편에

바람이  불어오기 전의

마음이 되어갈 터이니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에

자연스레 따라붙어오듯이

나와 그대 마음도

그리 따라가게 될 터이니 말이오

2022.6.4 어느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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