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꽃이 피어날 때면

- 가을의 문턱

by 갈대의 철학

칡꽃이 피어날 때면

- 가을의 문턱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칡꽃이 피어날 때면

나는 지난 가을날의

당신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칡꽃이 피어나면

일찍이 가을의 문턱에서

먼산과 먼 들녘을 바라볼 때면

가을이 머지않음을 느끼고


다가올 가을 채비에

놀라질 않을 마음 하나를

간직해 보려 합니다


가을은 나의 가을은

이러한 마음으로 준비하게 하소서


가을바람 소식에 님 소식을

기다릴 수 있게 하시며


밤송이가 '툭' 벌어져

내 머리 위에 떨어지면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푸른 기운을 느끼며


가을이

기다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시고


그대 소식 전해주는 바람이길 바라면

그때는

지난 예전의 가을로 다가서지 않는

마음이 가난한 자의

고독이 아니하게 하소서


칡꽃이 피어날 때면

연한 보라색의

오랑캐 꽃의 연정보다는


내 마음속에 진하게 물들이는

보라색의 마음에

사랑의 한숨을 내쉬지 않는

칡꽃처럼 살아가는

여유 있는 마음이 되게 하고


하늘을 위해 늘 기도할 수 있는

동아리 외줄의 심정과 같은

불심의 탑을 위한 기도가 되게 하소서


2022.8.13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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