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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요

- 별들의 반짝이는 순간들

by 갈대의 철학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요

- 별들의 반짝이는 순간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

사랑하기에도 바쁜 나이였을까?


우리 사이

사랑을 주기에도 부끄러운 나이였을까?


우리 사이

사랑한 후에도 후회하는 나이였을까?


너와 나사이

시간이 우리를 허락해 기다려

시간들이 얼마였을까?


단지,


꽃잎에 꽃이 필 때 기다리는 시간과

꽃이 피어 열매가 맺힐 때 시간과

열매가 익어 떨어질 때 시간과

떨어진 열매가 다음을 기약할 때

멀어져 가는 시간들에


그들을 가질 수 있는

시간들의 전부가 되어가길 바란다면


매회 순간순간마다 찾아오는

그대와 나사이

순간의 마음들을 놓치지는 말아요


시간은 우리들을 기다려 주지 않지만

찰나의 순간 동안만은

시간도 어쩔 수가 없을 거예요


그 시간만큼은

그대와 나와의 블랙홀의 시간

그 세계에서는 어느 것 하나


잃어버린 시간도

떠나가버린 시간도

멈추어 버린 시간도


서로서로의 시간들을 의지한 채

서로가 의탁해 살아가기 위한

살갗이 벗겨져 가야만 하는

처절한 몸짓의 그리움들을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 속에서는

매회 순간의 마음들을

놓아주어도 괜찮아요


그때가 되면

서로가 공존하고 싶지 않아도 공생하고

서로가 공생의 시간이 되어가지 않아도

공존하고 싶은

서로를 붙들지 않아도

간절히 원해서

차마 두 눈 부릅뜨지 않아도 되는


그대와 나만의 시간 속의 공간을

지금 이 순간이 말해주고 있잖아요


그렇게 해야만 하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그 순간의 찰나의 시간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돼요


우리 사이

하늘이 허락해 준 시간들보다

더 소중한 시간들


지금 이 순간

내가 그대를 위해


저 밤하늘에 높이 떠있는

빛나는 별들을

모두 헤아리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서성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요


그대가 바라본 밤하늘에 수놓은

많고 많은 수많은 별들 중에

지금 그 순간에도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날아든


어느 이슬 하나는

이름 모를 하나 되어

나의 두 눈에 떨어져


나의 두 눈에

뜨거운 눈시울 적시고


어느 눈물은 어느 반짝이는

별 하나와 동화되어

다시 태어납니다


점점 깊어가는

밤이슬에 취해가는 나의 마음에

더욱 차가워진 나의 양 볼에 흘러내린

이슬을 머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여치의 일생이


그대 일생의 전부가 되어가지 않기를

나는 아직도

그 순간에 찰나의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2022.9.15 어느 축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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