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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8. 2022

가면 속의 연인

- 오페라의 유령

가면 속의 연인

- 오페라의 유령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식당 맞은편 우아한 한 여인

문 여는 소리에

나의 눈은 진실을 바라본다


오페라의 유령은

가면 속의 여인

무희를 꿈꾼다


들어올  감추고

식사할 때까지 

도플갱어가 되기로  여인


아차 실수 아닌

신뢰가 왜곡될 찰나의 순간은

문턱을 넘어서고

나의 눈이 어안 렌즈가 될 때이다


이런 아니다

아니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순간이 도래했다

한 손이 한쪽 귀 뒤로 넘어선다


아뿔싸,

봐야 할 것인가?

못 본 체해야 할 것인가?


휴 다행이다.

다행이야 천만다행이야


마스크와 앞 머리카락의 숨은 미학들

귀 뒤 너머에 있을

긴 생머리를 넘겨보는 것은

오히려 당연히 찾아드는

그녀만의 특기이다


그녀가 마스크를 벗지 말았어야 했을까?

내가 상상한

빅데이터의 조합은


그녀는 소피 마르소의 단아한 모습과

서글서글하게 피도록

이지적이지 말아야 한다


클레오파트라의 머릿결과 색감에

조화를 담고 있지만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을 지닌

여인이길 바란다


나의 커다란 성채는

마지막 한 톨의 씨앗의 존재에

부재를 알리기 위한

심오한 바둑의 한 수를 띄운다


바둑돌을 던지기 일보직전에

다시 돌을 키우기 위한

처절한 몸짓은


다가올 찬바람이 일어 무너질

오르지 못할  커다란 빙벽으로

겹겹 쌓아가야만 하는  

어느 노련한 노인의 장인 기술의

두 눈과 마주친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나의 국물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지 못해 모두 식기까지


아직도 한 숟가락도 뜨지 못한 채

나의 마음을 가리질 못할

스스로 녹아내린 자아의 현실은

나의 안개 역할을 위로하듯 

더 이상의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한


2022.10.13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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