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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7. 2022

해운대 밤바다

 - 그녀의 밤바다

해운대 밤바다
 - 그녀의 밤바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운대 밤바다에 가보았다
아직도 그해
여름의 여운이 씻기지 않은 채
그날의 해운대 백사장에
하얗게 별빛 나리 듯 뿌려진
그날의 흔적들을 다시 파도가 넘쳐와
기억의 바다로 사라진다


파도가 들이쳤다
영원한 안식처가 될 듯 한
그날의 피고름 째듯 아픔도 잠시였던
희열의 반열은
우리의 밤하늘을 또 한 번 적시 운다


유성같이 별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날
우리들의 밤바다도 갈라놓았다


밤하늘 별들이 떨어져
포말이 되어가는 날에도


우리의 절정이 극에 달해
마치 시한부 인생처럼
피한 매미의 일생은
소금인형이 되어
한 햇살에 허무하게 쓰러져
바다와 한 몸이 되어간다


그날 밤
해운대 파도소리에
우리의 사랑도 묻혀 잊혀가고
우리의 하나 된 울부짖음도
저 세차게 달려오는 파도에 부딪혀
또 한 번 운다


어느새
동쪽 하늘 끝자락에
살포시 떠오른 한 햇살에
그날 밤 뜨겁게 식어 내린 이슬이
눈물 되어 맺혀 떨어진 날
너와 나는
바다와 한 몸이 되어가는 것을 알았다


2022.10.12  부산 해운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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