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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4. 2022

출발시간

- 도착시간

동백섬

출발시간

- 도착시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기차가 떠나네

버스가 출발하네

배가 출항하네


사람이 탄다

사람이 못 탄다

이리저리 안타네

사랑이 떠나간다


그래도 가야 하지

나는 떠나야 하지


네가 기다리고

내가 늦을지라도

상관없이 목적지를 항해하니


그들이 하염없이

하얀 연기를 내뿜고 내달리는 것이

어김없이 그 시간에 오지 못할


그리움 하나

기다림 하나에


안개 드리운 탓을 말하기 위함이오

출발의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내 탓을 말하기 위함이오


단지,

도착하는 것은

그대의 몫으로 남겨두려 하느


가다 서다 이리저리 

자유자재로 필방을 찾아 떠나니


이럴 때 

유체 이탈할 때가

그대의 마음이 아닌 멋이 아니련가?


그대여 무얼 망설이나요


내가 떠나면

그대는 내심 좋아라  할 테고


내가 머물면

그대는 곧

언제 떠날 갈 거냐고 하니 말이오


언제나 출발시간은 그대의 것

나는 그대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먼저 앞서가는

도착시간이 되려 한다네


2022.10.13 부산 동백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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