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의 끝을 붙잡고

-  가을날의 필체

이 가을의 끝을 붙잡고

-  가을날의 필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 가을의 끝을 붙잡고

태양은 마지막이 되어갈

가을날의 풍경들을 불러 모아

불꽃을 태운다

가을의 끝자락에 서서

마지막으로 물들어가는

어느 단풍잎의 일생에서

식지 않을 마음 하나에

나의 자아를 찾으러 떠나왔음이다

그리고 나의 걸어가야 할

주어진 길은

마지막으로 떨어질 낙엽을 지켜주며

다가올 만추에 우수수

언제 떨어질지 모를

단풍의 위태로움에서

나의 갈길에 대한 이미 이미 예견된

어느 늦가을에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떠나온 낙엽에서

너의 그리움은  

기다림의 애상이 되어간다

2022.11.9 짙어가는 가을 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