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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지배자

- 태양의 후견인

by 갈대의 철학

태양의 지배자

- 태양의 후견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같은 마음 다른 마음

같은 해가 떠올라도

또 다른 해가 밝았다고

호들갑을 떤다는구나


동트는 아이야

나만큼 뜨거운 심장을 달군

태양이 어디 있으랴


네가 내 심장을 꺼내어 녹일 수 없다면

다른 해를 맞이한다고 한들

새 마음 새뜻이 된다고 할 수가 있겠느냐

너무 자부하지도 말아라


시간은 태양의 지배자

태양은 늘 너의 후견인이 아니다

어차피 인생은

지는 해

뜨는 해를 맞이하는 게 아니겠는가?


어제도 뜨고

내일도 터인데

굳이 그리 동네방네 소문을 낸 듯

사라질 태양이 아니니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너를

어제보다 더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놓인 붉은 장미 한 송이는


너를 위해 더 뜨겁게 불태우며

오늘을 살아가리라


내가 너를 맞이하는

마지막의 마음이 오면

나는 아담과 이브가 거닐던

그 초원에서

그대와 단둘이 거닐며 발 딛으리라


마지막 잎새에 가녀린

그대에게 바칠 열정은

최초의 인간을 빚어서 만들어낸

사랑을 불태운 욕망의 조물주는

그대를 위해 다시 태어나리오


2023.1.1 치악산 꽃밭머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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