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 길을 걸었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길을 걸었네
어제의 그 길을
어느 낯선 이의 그 발길 따라
숲 속 길을 나 홀로 걸었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 한 목소리
전라의 나목들에서 떨어진
하늘의 심장소리는
지축의 심금 소리와 만난다
나무의 심장 소리에 놀란
눈밭 속을 거닐던 하얀 토끼의 하루
쫑긋거리는 두 날개 대신
두 귀를 치켜세운다
가만히 들여다보아라
무엇이 보이고
무엇을 느껴보았는지를
이 숲 속 길에 만난 또 다른 사랑
손을 떼는 순간
너는 나뭇잎 없는 숲 속길에 만난 이와
또 다른 사랑을 꿈꾼다
2023.1.9 숲속길을 거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