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an 29. 2023

세월의 녹

- 세월의 빚

세월의 녹

- 세월의 빚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세월 따떠나 왔뿐인데

네게 진 빚을 진적이 단 한 푼도 없는데

어찌하여 너는

내가 쫓아가는 것도 아닐진대

네가 나를 바람에 실려 떠나왔다고 하고

그 무엇이 야박하게 

세월이 나를 박하게 하여

세월의 값을 지불해야만 하게 만드는가?


그대는 모르오

진정 나의 마음을  모르오


세월도 나이를 먹으니

세월 값을 해도

돈은 내가 내야 하니

이는 분통하고 원통하더이다


내 갈길로 갈터이니

서툰 마음

서두르는 마음 앞에

이제는 더 이상

네게 빚진 빚을 탕감하려

세월 앞에 순응하고 순리를

따르지 않을 거외다


다만,

지금껏 축내온 마음이

세월의 반이라 여기시오


어림반푼 없는 소리라 여길지라도

나머지 반푼값만은

내가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이

동가식서가숙 할 때이니


그때 가서야

내 마음의 마지막 빚을

그대에게 안 기운 채 떠나가리오


2023.1.29  달밤 산책

매거진의 이전글 바람의 동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