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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05. 2023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달

- 정월대보름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달

- 정월대보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뿌드득뿌드득뿌드득

무슨 소린고 하니


정월대보름날 눈 밟는 소리에

달빛에 그을려 타닥타닥

노란 불꽃에 타들어가는 

달빛에 그을려 타다만

하얀 겨울철새가 남쪽으로

고개를 저어 새들의 고향으로 날아간다


퍼드덕 퍼드덕 지게

날개 치는 새의 울부짖음은

노 젓는 노부의 배에

힘차게  떠가는 소리는


산등성이에 걸린 달에 노래 부르네

어허라 이쪽으로 보면 뒷동산에 걸쳐있고

에헤라 강물 따라 흘러 떠나는

여울살에 일그러져가는 너의 자화상은

나의 젊은 날의 그리움의 언덕이다


뽀드득뽀드득 뽀드득

때깔도 좋아라

때 미는 소리인가


입춘이 오던 날 멱을 감아

달 밝은 밤 떠오른 달에

새 고을마다 넘나들어 연지곤지

찍어 보내고


단장에 이리도 빛나게 하 것은

누구를 그토록 애잔하고 애닮 게

그리워해야 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가서하는가


달그락달그락달그락

무엇에 부딪히는 소리인고


봄맞이  청소 설거지에

접시들이 부딪혀 서로들

이구동성 좋아라

떠들어대는 소리인가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수레바퀴 넘나드는 소리

님 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여


재너머 떠오른 정월 대보름 달을

바라보노라니


님의 발자국소리는

봄 마실 넘나드는 아리랑길을

굽이굽이 산허리 휘감아도는

이무기 승천을 기다리는

구름 떼들의 향연을 베풀기 위함이던가


요란스럽구

요탄스러워라


계곡에서 조용히

한 방울

두 방울

....

떨구어지는 소리에


적막을 깨우는

깊은 두메산골 소리는 저만치

동구밖에 깨알같이 들려오는 소리만도

못하여 서글퍼지게 하는구나


달구지 끄는 소리가

언제 들려오는고 싶어

아련히 옛 고을 지나는 이곳에

돌아서보니


저만치 들려오는 고막이 울리는

또 다른 봄 소리를 느껴보니

이렇게 소담스럽게 맞이해만 하였을까


소탐스러운 네 첫 마음의 인연은

님마중 나가는 저벅저벅 소리도 안되니

후다닥 후다닥 개에 쫓기는 닭 신세에

마실 떠나올 수 있으려나


어이

이 보시게나

어찌하여도

더위는 사시고 떠나 주시면

어떡하리이까 


2023.2.5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정월대보름 달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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