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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09. 2023

해가지면

- 돌아오지 않는 마음

해가지면

- 돌아오지 않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가지면 떠나간 새는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지 모른 채

하늘에서 잠을 잔다지


달 떠오르님 계신 곳을

제 집 드나들듯 하여도

어이해 찾을 수가 없는데


바람 불어와 님소식

전해져 오기만을 기다려도

강바람에 살을 에이는 마음 시린 곳을

찬바람은 일찍이

나의 의식에 자각을 깨워주고

영혼을 불어주며 떠나가는데


기다림에 그리움에 지쳐가는

두 어깨 위엔

돌아볼 마음도 

돌아오지 않는 마음도 앉히지 못하는데


어찌해야만 어떡해야 하나요


너의 떠난 생각 못해 아쉬워

점점 미워져 가는 내가

정말로 너를 사랑하지 않을 때를

기다려야만 하는 건지


오늘의 하늘은 새털구름이

흩어져 떠나가지도 않은

구름을 멀리해도

네 소식 전해줄 떠난 새를  

더 이상 내 마음에 가둬둘 수가 없었


떠나온 하늘만 한없이

무심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


2023.2.8 달밤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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