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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8. 2023

살아가면서

- 나는 따지지 않기로 했어요

살아가면서

-  나는 따지지 않기로 했어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 이제 살아가면서

서로 따지지 않기로 해요


차라리 내 귀는

정월대보름날 귀밝이 술 한잔

마시지 못했으니


좋은 소리

나쁜 소리도

들리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너무 염려하지도 말아요


그대의 얼굴이 햇살에 그을려

슬픈 얼굴일지라도

웃음기가 어려있을 때

나는 그대의 눈빛을 바라볼 거예요


그대의 얼굴이 햇살이 드리치고

더욱 밝게 웃음을 건네면


사실 나는

더욱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조용히 말없이

바라보게 될지도 몰라요


대신에 그대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이면

마음의 반응에 기포가 발생하여

하늘에 우리들 마음이 승화되어

비가 되어 촉촉이 내려와 적셔줄 거니까요


우리 이제 살아온 날에 더해

살아갈 날은

오직 하나만을 생각해 줘요


다른 것은 몰라요

그래도 나는

그대만을 위한 소리에

항상 두 귀가 멀어져 가도

마음의 소리는 들을 수 있도록 해줘요


이제 우리 살아가는 날에

내가  무심한 척하는 것을 

그대가 눈치를 채기 시작할 때면

그때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세요


그저 달관한 마음을 가지고

덧없는 구름 한 번 올려다보는 마음이

제 마음의 전부라는 것을요


그대의 미소가

미더운 마음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랍니다


2023.2.17 저녁에 굴비 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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