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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09. 2023

들녘에 서서

-  들길 따라 물길 따라

들녘에 서서

-  들길 따라 물길 따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들길 따라 거닐고

물길 따라가다 보면


저 하늘에 떠도는 그림자 하나

손 뻗어 잡아볼까 하여

손 내밀어 보지만

닿을 수 없었


들녘에 서서

저 산 너머에 있는

파란 마음 넘나드는 고개에


나도 따라가다 치면

그 마음 또한

내려놓고 떠나가리


가다 말다

멈칫거리는 마음에

들녘에 들꽃소녀야


내 말 좀 들어주오

내 말벗이 되어주오

하염없이

이 길의 끝을 물어봐 주오


떠나면 다시 못 올

 길이

님의 길이라 따라 올라왔건만

고행의 흔적은

곧 피안의 세계와 맞닿았으니


어스프레 해 질 녘 바라보던

내 인생의

한 소절이 되어가는


어느 지나가는 이

휘파람 소리에

문득 고개 돌려 바라보니

들꽃을 닮은 한 소녀가

그곳에 문득 서 있었네

2023.7.8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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