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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5. 2023

선유도 사랑

-  선유도 가는 길

선유도 사랑

-  선유도 가는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닷가 외딴섬

홀로 선 그리움 찾아

열두 갑자 돌아

겨우 이곳에 당도하니


겨울 동백꽃의 떠나온 마음을

여름 해당화가  피어났을 적에

도착하고 말았


옛 고을의 정취는 어디로 떠났을까?

옛 마음은 추억되어 아련한데

뱃고동 소리가 들러오지를 않는구나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오는

그리운 어머니 품속의 고향

파도가 쓰러져

그대 품 안에 안기운 고향은

모두 어디로 떠나갔을까?


기다림에 지쳐 쓰러져 가는

저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히고


이곳이 속세를 잊지 못해

저 푸른 쪽빛의 사랑을 남견 둔 채로

떠나왔어야 하는 사연을

우리 무녀도에서 이어온 사랑

다시 만나보자꾸나


고군산대교를 지나는  길은

아리랑길 인연

우리의 만남 

아우라지 사랑이 되었네


신시도에 남아도 남을 수 없어

뭍사랑이 되어주고

무녀도에  있어도  찾을 수 없어

오작교의 사랑도 좋다 하여

선유도에서 꽃 피운 사랑


명사십리 길이 멀다 해도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 따라

몽돌 해변에 부딪혀오는 소리에

우리들 사랑의 소리도 묻혀가고

그날에 우리들 마음도

저 바다로 흘러 떠나가버렸네


옛 신선의 마음은

모두 어디로 떠나가고

그리운 한 점 남겨놓은 이곳을

잊지 못해 머물러 다시 찾아오나


날개 잃어버린 자여

슬퍼하지 말지어다


우리의 뭍과 섶이 만나는

무녀교에서 승천하지 못하는  

이를 위해서


바닷가에 홀로 핀 해당화는

우리들 지난 사랑을

다시 불태워 갈

하얀 백사장 길 위에 놓인

한 마리 도요새의 비밀에

떠나간 사랑을 이야기하고 찾는다


선유도 옥도면에 누가 살길래

해마다 당제때가 되면

옥녀의 선녀가 나타나 하늘의

마음을 담아두었는가?


이제는

그대의 뒤안길이 되어버린

망주봉 옛 길에 올라


그곳에서 떨어진

한 줌의 별빛 나린 언덕은

동쪽에 빛나는 별 하나에

그리운 마음이 폭포수 되어

저 바다로 흘러 떠나가고 말았네


그대는 어디로 떠나갔을까?

이제는 그날의 흔적은

아득히

저 수평선 끝의 마음을 두었으니


너울너울 치는 파도에

불어오는 해풍에 춤추는  

풍어제의 깃발만이 나부끼며

신선이 되어가듯 아니듯


하늘  끝에서 춤추며

구름뒤에 숨은

속세의 연을 끊지 못해 떠나가지 못한

이들을 위한 마음을

어이 떠나오려 하려나


선유도 해수욕장
망주봉

2023.8.3 선유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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