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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6. 2023

사랑의 독무대

- 선유도 가는 길 위에 새만금방조제에서

사랑의 독무대

- 선유도 가는 길 위에 새만금방조제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리길 멀다 하여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던가?


이번 고된 여정길이

처음부터 시작된 마음이 아니었으니

종착지는  있을 

너와 나의 가교 역할은

출발할 때부터 마음과 정을 통하여

떠나왔으니


가는 길이 멀다 하여

꼭 그 길이

가는 마음도 도착하는 마음도

모두 부자연스러워  

필요까지 없지 않겠는가?


지축을 울리며 가르듯 달려온

이 길 위에 놓인 나의 심장박동이

이 길 끝을 돌아서  떠나온 길에

전해져 오는 심혼흔들림은

뱃고동의 힘찬 울림이 기다려으리라


가는 길이 하나이고

도착하는 마음도 하나이니

다소 시간이 늦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마음도

떠나온 거리만큼

너에게로 다가가는 마음이 되려 함이다


비응항 접어들었을 때

나는 알았네

네가 그토록 뭍을 사무치게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를 기억한다는 말조차

이제와 다시

네 곁으로 다가서는 마음은


어쩌면 다시 기약하지 못할

미련된 약속 종지 하나를 감 싸운 채

떠나와 알 수 없는 기다림의 희망을

너와 나는 이렇게 놓아주려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림

이제는

더 이상 아파함

이제는

더 이상 그리움


더욱이 눈물 아니 흘릴 날에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새만금 방조제 접어들었을 때

우리의 지나온 시간은

떠나온 시간만큼

영원한 다리를 건너는

끝없는 사랑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끝없이 펼쳐진 새만금에

우리의 굳건한 사랑도

밀려왔다 밀려가는

저 성난 파도와 맞서는

사랑에 성채의 요새가

되어가리라는 것을 


새만금에 파도가 치고

너와 나의

관객 없는 무대 위는

너에게로 다가

사랑의 시험대의 독 무대가 되어간다


2023.8.3 선유도 가는길의 새만금 방조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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