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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23. 2023

처서處暑

-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오면

처서處暑

-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오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돌아오면

나는 지난여름에 못다 한

사랑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금세

바뀌는 계절 앞에 서게 되면


 마음도 어느새 

여름을 함께한 마음도

얄미운 마음이 도래하여

찬바람 서려오는

계절을 주체하지 못해 

그만 울보가 되려 합니다


나만의 계절

못다 이룬 사랑의 미완성을 위한

이 가을의 시작의 문을

일찌감치 그댈 위한

가을의 준비를 탄생시키려 합니다


가을의 문턱은

그대가 먼저 건너오고

가을의 노크 소리는

그댈 위한 첫 소절의

가을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려드리려 합니다


 마음은

아직도

여름이  여물지도 못한 채

가을을 맞이한다는

어설픈 마음이


그 옛날 적에

그대와 잠시 나웠던

정다운 마음을

이제는 잠시 식혀 나보내려 합니다


어쩌면

여름날 남겨진 사랑을 위해

그대남몰래 찬바람 불어오는

가을을 이미 가슴에 품어두고 

가을의 사랑 

기다려왔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대와

그해 한여름 밤에 나눴던

순간의 찰나에 사랑을 

다시 원합니다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오면

나의 작은 옷깃을 여매줄

나는 아직도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고 기다립니다


오늘 같이

처서에 비가 내리고

나는 더욱더 깊어갈

예정된 가을의 마중을 나서기 위해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을

살가운 마음으로 재촉해

더욱 그리워 할지도 모릅니다


2023,8.23 청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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