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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떠가는 달

- 거울 속에 비친 달

by 갈대의 철학

강물에 떠가는 달

- 거울 속에 비친 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고요히 흐르는 달밤

강가에 홀로 앉아

수심에 잠긴

강을 바라보노라


어느새인가

작은 파동에 굽이쳐 흐르는

여울목에 낙엽 한 장 떨어지니

굽이굽이 이산 저산

계곡에 흘러내린

소용돌이 인생길에


여기저기 부딪혀 떠나온

마음 달랠 길 없이 떠내려간

강물에 비친 내 마음은

슬퍼할 겨를이 없어라


유유히 흐르는 저 구름 사이로

간간히 달빛이 은은하게 내려준

달빛에 비친 거울 속에

당신의 나신을 바라볼 테면


거울은 당신의 마음을

달래주지만


거울의 뒷모습은

나를 알아반길 새가 없이

나의 마음은 창가에 비친

달그림자를 사모하고

그리워하고 마네

2024.2.13 청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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