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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함박꽃

by 갈대의 철학

웃음꽃

- 함박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구동성 여기저기

봇물 터지듯


그대 귓가에 매달린 귀걸이에

그대의 웃음꽃이

봄소식에 주렁주렁

함박꽃 피어나 걸리었네


어이할꼬


뭇 사내들에

살랑살랑 봄바람 손짓에

꼬리 흔드는 것이


비단,

실룩실룩 흔드는 마음보다

입가에 맴돈 웃음꽃의 윗꼬리가

먼저 올라서니


이는 분명히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서는 것을

시샘하는 게 분명할 테야


봄을 알리는

일찌감치 긴 겨우내 잠들어있던

기지개를 못다 켜다

세태의 옷을 벗어놓으니


훤한 달빛의 산책길에 만난

너를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부끄러운 마음은 어딜 가고

저 구름이 낯을 가리기에 앞서

네 수줍은 얼굴을

고이 들여다보리라


2024.2.27 밤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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