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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8. 2024

그런 말

-  익숙한 말

그런 말

-  익숙한 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나갈 마음이 아니라면

이별이 있기에

기약했었야 했다는

그런 말은

너무 쉽게 하지 말아요


때로는 살아가다가 보니

그런 말 있잖아요

사랑한 마음만큼은

이별의 종속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을요


세속에 너무 익숙한 그런 말

깔때기에 거르지 않은 말

꾸밈없는 말이라도


타인이듯이 남남이듯이

너무 오래 익숙한 말은

제게는 예견된 말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왔었는지도 몰라요


이곳에 도착하여

저 멀리 들려오는 독경소리에

잠시 마음의 위안을 삼을 때면


바람이 전해져 오는 풍경소리에

잊힌 그 말이 생각나

잠시 소외된 당신과 나와의 추억

잠시 그대 잊을라치면

금세 다시 떠오르고 말아요


이제는 지금껏

아껴두고 저축해 둔 말

더 이상 숨은 그림자처럼

꼭꼭 숨겨놓지 말아요


그런 말 있잖아요


미워도 다시 한번 보면

사랑스러운 부분들이

군더군데 덕지덕지  묻어난

옛사랑의 숨결들이

새록새록 새싹 피어나듯이


제게 말 못 할 말들은

이제 하나둘씩

기억에 각인된 추억의 소자처럼

소환을 불러일으킬


아카시아 꽃이 필 때쯤

우리들 사랑의 향기도 점점 무르익어

갈 거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2024.4.27 치악산 영원사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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