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
- 익숙한 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나갈 마음이 아니라면
이별이 있기에
기약했었야 했다는
그런 말은
너무 쉽게 하지 말아요
때로는 살아가다가 보니
그런 말 있잖아요
사랑한 마음만큼은
이별의 종속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을요
세속에 너무 익숙한 그런 말
깔때기에 거르지 않은 말
꾸밈없는 말이라도
타인이듯이 남남이듯이
너무 오래 익숙한 말은
제게는 예견된 말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왔었는지도 몰라요
이곳에 도착하여
저 멀리 들려오는 독경소리에
잠시 마음의 위안을 삼을 때면
바람이 전해져 오는 풍경소리에
잊힌 그 말이 생각나
잠시 소외된 당신과 나와의 추억
잠시 그대 잊을라치면
금세 다시 떠오르고 말아요
이제는 지금껏
아껴두고 저축해 둔 말
더 이상 숨은 그림자처럼
꼭꼭 숨겨놓지 말아요
그런 말 있잖아요
미워도 다시 한번 보면
사랑스러운 부분들이
군더군데 덕지덕지 묻어난
옛사랑의 숨결들이
새록새록 새싹 피어나듯이
제게 말 못 할 말들은
이제 하나둘씩
기억에 각인된 추억의 소자처럼
소환을 불러일으킬
아카시아 꽃이 필 때쯤
우리들 사랑의 향기도 점점 무르익어
갈 거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2024.4.27 치악산 영원사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