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Aug 19. 2024

구름과 바람

-  물과 기름

구름과 바람

-  물과 기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의 인연을 붙잡는다고

인연이 되어가나요


저 나무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흔들리 한다고

바람의 인연이 되어가나요


제 아무리

붙잡고 붙들고 싶어도

잡히지 않는 것이

우리네 인연이듯이


구름은 바람이 불어줘야

가고 오고 멈춘다는 것을요


거기서 그늘이 생기고

비와 눈도 내리고

천둥번개도 치고

심지어는 우박도 내리니


어쩌면 그대와 나의 운명은

흘러가는 강물을

다른 길로 틀 수는 있겠지만

막을 수는  없듯이


그렇다고

흐르는 물을 끊으려고

다른 인연을 붙잡는다고 하지만

물은 퍼담을 수는 있어도

잡을 수가 없듯이


물은

흙탕물에다 맑은 물을 섞으면

물은 점점 맑아지고

반대로 하면 물은 혼탁해져 갑니다


그래도

물의 인연은 물이 되어야 하고

바람의 인연은 바람이 알고

구름의 인연 또한 구름만이 알 테지요


어쩌면

우리의 인연은

물과 기름


만날 듯이 아니 만날 듯이

손을 내밀어보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그림자 


사랑할 듯이 아니 사랑할 듯이

한쪽은 물

다른 한쪽은 불

뜨겁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유리벽 사랑


상사화

태양과 달

바람과 구름

하늘과 땅

바다와 육지

개와 햇살

빛과 그림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 중 가을

그리고 자귀화 인생


나는 아직도

그러한 사랑을 꿈꾸며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랑

백일홍 같은 사랑

어디 없나요


2024.8.18 뒷동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