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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3. 2024

가을이 저만치 오네

-  여름이 저 멀리 떠나가네

가을이 저만치 오네

-  여름이 저 멀리 떠나가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을 바라보면

슬픔은 언저리

태산에 넘어가는

태양을 꿈꾼다


내 인생도

엽처럼 퇴색되고

벌레들이 갉아먹을 때

구멍 난 사골처럼

더 이상 우러 먹지 못하겠지


아 그날이여

다시 오지 못할 날들이며

너에 대한 회생이 무엇이오


그래도 나는

올 가을을 내님의 사랑보다

더 기다릴 테다


여름을 더위에

지쳐가고  이겨내었듯이


나의 여름 끝자락을 떠나보내고

겨울 애상의 표상을 건질

이 가을의 언덕 위에

불어오는 가을바람 마중 나가는

마음의 안단테는

너를 그리워하며 불러 외쳐본다


여름이여 안녕히

가을이여 어서 오라

들녘에 노랗게 익어가는 물결은


네 지난 잊힌 얼굴들이

스쳐 지나는

이 가을의 동심이 된다


2024.9.1  부론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흥원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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