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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8. 2024

사랑은 안개와 같은 것

- 사랑은 갈대와 같은 것

사랑은 안개와 같은 것

- 사랑은 갈대와 같은 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바람과 같은 것


봄바람에

그대 치맛자락 

바람에 감기 우고


아지랑이 벗 삼아 일렁이는

잔잔한 바람

은은한 귓전에 아련히 들려오는

봄바람

실바람

물레방아 소리에

지나는 바람 사랑을 깨우는


사랑은 구름과 같은 것


덧없는 하늘에

유유자적 구름 타고 떠가는

구름 속  빛나는 별이 되고파


사랑은 햇살과 같은 것


어둠은 햇살을 그리워해

사랑은 어둠을 걷어내는

작은 한 줌의 빛


사랑은 눈과 같은 것


만지면 녹아내리고

바라보면

눈에 시릴 정도로 아픈

두 눈멀게 하고


사랑은 비와 같은 것


이슬비에 사랑도 젖어가고

내리는 장대비와 함께

눈물 감추는


사랑은 안개와 같은 것


가까이 가면 사라질 듯이 나타나고

멀리 바라보면 햇살이

거둬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사랑은 먼지와 같은 것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그래도 그대가 불어준 입김은 

사랑의 바람


사랑은 불꽃과 같은 것


타다 남은 마지막 불꽃은

그대에게 남겨주고

꺼질 듯이 사라지는 불씨는  

내가 다시 되살리는


사랑은 강물과 같은 것


흐르는 물살에 사랑을 싣고

바다로 떠나가는

나는 작은 돛단배에 마음을

그대는  여울지는 물살에

사랑을 싣네


사랑은 바다와 같은 것


나의 바다는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

그대의 바다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


사랑은 갈대와 같은 것


물살에 쓰러지는 갈대는

그대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선다

5824.7.31 만리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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